의대교수는 삭발, 학생은 동맹휴학…이번엔 '대학본부-의대' 정면충돌

입력 2024-03-05 18:22   수정 2024-03-06 01:16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이 의대 입학 정원을 3401명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자 의대 교수들은 강력 반발했다. 이번 조사로 정부는 정책 당위성을 재확인했지만 증원에 찬성하는 대학본부와 반대하는 의대 간 내부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원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의 류세민 학장, 유윤종 학생부학장 등 교수 10여 명은 이날 강원대 의대 앞에서 삭발식을 했다. 류 학장은 “학생과 전공의가 떠난 상태에서 그들이 돌아올 명분을 줘야 하지만 (강원대가) 140명으로 증원을 신청했다”며 “상당수 의대 교수가 증원 신청 거부 의견을 표명했지만 학교 측이 역행하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의 사의 표명도 잇따랐다. 전날 경북대병원 외과 교수가 사직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충북대병원 내과 교수도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 일부 병원에선 의대 학장과 병원장 사퇴 요구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의대생들은 ‘동맹 휴학’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 오후 6시까지 휴학 신청을 한 의대생은 5387명이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 1만8793명의 29% 수준이다.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100개 종합·대학병원 레지던트 1~4년차 9970명의 90.1%인 8983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전날까지 50개 병원 현장점검을 마친 복지부는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김국일 복지부 비상대응반장은 “4일 전공의 수 기준 상위 5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명령불이행 확인서를 받은 전공의가 7000명을 넘는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행정력이 가능한 범위에서 우선 통지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는 이날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의대 증원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도 제출했다. 이들은 고등교육법상 입학정원 확대는 교육부 장관 소관인데 증원 발표를 복지부 장관이 했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당사자인 의대 교수 등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게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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